區內텃밭 16만1244㎡… “도시농부 꿈 이루세요”

서울 최대규모… 구민 분양

‘도시농업’을 처음으로 행정 영역에서 제도화시킨 건 서울 강동구다. 구는 도심에서 안전한 먹거리 생산과 농업 체험을 원하는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제도의 틀을 만들고 도시 텃밭 조성과 체험 프로그램 개발에 앞장섰다. 추진 초기 일부 반발이 있었지만 현재는 주민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친환경 도시농업 중심도시’로 발돋움했다.

9일 강동구에 따르면, 구의 도시농업 확대엔 2010년 11월 전국 최초로 제정한 ‘강동구 친환경 도시농업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밑바탕이 됐다. 하지만 당시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개념을 공무원은 물론이고 주민들도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구 관계자조차 “2010년 4월 실험 차원에서 둔촌동 개인 사유지를 빌려 텃밭을 조성하는 것을 두고 구의회와 일부 주민이 쓸데없는 짓을 한다고 비난했다”고 했을 정도. 하지만 둔촌동 텃밭 226계좌는 분양신청을 받은 지 5분 만에 매진됐고 이후 조례 제정으로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강동구 조례는 1년 후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과 2012년 11월 ‘서울시 도시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탄생에 큰 기여를 했다. 이후 서울 지역 16개 자치구에서 도시농업 관련 조례를 만들었고 광역단체인 서울시에 ‘도시농업과’가 신설되면서 도시농업은 서울 전역으로 확대됐다.

현재 강동구는 서울 최대 규모의 도시 텃밭 보유 자치구다. ‘왜 짓느냐’던 주민들이 속속 도시농업 대열에 합류한 건 꾸준히 효용성을 알린 구의 노력 덕분이다. 도시농업 전문가 및 실내외 텃밭정원사 양성교육, 텃밭클리닉, 생태순환 토종학교, 도시양봉학교, 도시농업박람회 등 도시농업 개념을 확대하고 주민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 과정이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이끈 것이다.

그 결과 텃밭 계좌는 8년 만에 226개에서 7612개로 34배 정도로 늘어났다. 텃밭 면적만도 16만1244㎡에 이른다. 구는 2013년 6월부터 친환경 농산물을 직매하는 ‘싱싱드림’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5월부터는 서울시 최초로 ‘공공급식센터’를 시범 운영하면서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을 비롯한 집단급식소에 건강한 친환경 식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