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재배한 친환경 농산물 식탁까지 3시간 만에 올라갑니다

이혜인 기자

강동구 직매장 ‘싱싱드림’… 가격도 대형마트의 절반

집에서 5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농가에서 재배되는 친환경 농산물을 수확 직후 신선한 상태 그대로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지난 6월 문을 연 서울 강동구 고덕동 주택가에 마련된 면적 99.4㎡의 친환경 농산물 직매장 ‘싱싱드림’. 이곳에서는 관내에서 매일 아침 수확되는 농산물이 매일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지난 24일 오전 10시. 싱싱드림의 저온 탑차가 농가를 돌기 시작했다. 이 차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한 시간 동안 고덕·강일·암사동 세 곳을 돌며 43곳의 농가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싱싱드림으로 실어 나른다.

박종태씨(51)는 탑차에 자신이 수확한 깻순, 적겨자, 오이, 케일 등이 담긴 상자 10개를 실었다. 매일 아침 수확해야 하는 품목과 수량은 판매량에 따라 달라진다. 박씨는 “오이와 상추가 어제 매장에서 다 판매됐다고 해서 오늘은 두 품목을 더 많이 담았다”고 했다.

지난 25일 강동구 친환경농산물직매장 ‘싱싱드림’. 오후가 되자 인근 지역 주민들이 장을 보러와 이날 오전에 수확된 친환경농산물을 고르고 있다. | 강동구 제공

지난 25일 강동구 친환경농산물직매장 ‘싱싱드림’. 오후가 되자 인근 지역 주민들이 장을 보러와 이날 오전에 수확된 친환경농산물을 고르고 있다. | 강동구 제공

탑차는 문완기씨(52) 농가로 이동했다. 문씨는 파란빛이 선명한 토마토 다섯 상자를 실었다. 문씨는 “여름엔 빨간 토마토, 이맘때쯤엔 장아찌용으로 쓰이는 파란 토마토가 잘 나간다”고 말했다. 농산물을 취합한 탑차는 5분 남짓 달려 싱싱드림에 도착했다. 수확된 농산물은 전처리시설장에서 1시간 동안 세척과 탈피 과정을 거친다.

새로 들어온 품목의 잔류농약검사는 필수. 박씨 농가에서 수확된 케일도 잔류농약검사를 받았다. 싱싱드림 운영을 맡고 있는 강동구 도시농업과 김종건 로컬푸드지원팀장은 “잔류농약 수치가 0%가 나오지 않으면 매대에 올리지 않고 돌려보낸다”고 말했다.

낮 12시. 검사와 세척 과정을 마친 농산물이 매장에 진열됐다. 수확된 지 채 3시간이 되지 않았다. 농산물에는 ‘케일(박종태)’처럼 품목과 함께 생산자의 이름이 붙었다. 매장에는 흙이 그대로 묻어 있는 도라지, 물기를 머금고 있는 파와 깻잎 등 20여개 품목이 진열됐다.

인근 아파트에 살고 있는 권연옥씨(45)는 이날 오후 싱싱드림에서 열무와 배추를 구매했다. 권씨는 “일주일에 2~3번씩 와서 장을 본다”며 “일반 마트에 비해 가격이 훨씬 싸서 5000원어치만 구매해도 한가득”이라고 말했다. 또 “채소 상태가 신선하고 아삭하다”고 했다. 오이와 상추 등을 산 우순주씨(40)는 “근처에서 생산된 농산물이면서 구청에서 인증을 해줬기 때문에 믿고 살 수 있다는 점이 좋아 자주 온다”고 말했다.

싱싱드림에서 판매되는 친환경 농산물은 대형마트의 20~30% 정도로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친환경 상추는 대형마트에서 평균 1601원에 판매되는 것이 싱싱드림에서는 750원에 판매된다. 김 팀장은 “협의회를 맺고 있는 43개 농가들이 회의를 하면서 품목과 가격 조절을 하는 데다가 싱싱드림과 직거래를 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싱싱드림에는 지난 22일까지 5개월 동안 1만9000여명의 지역 주민이 다녀갔다. 현재까지 판매금액만 1억여원에 달한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강동에서 생산하는 것들은 강동에서 소비하자는 ‘강산강소’ 운동을 추진 중”이라며 “친환경 로컬푸드 공급을 확대해 강동구를 지속가능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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